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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루트 박재준 대표이사 “AI 컨시어지부터 안면인식 입장까지, 행사 경험의 미래를 설계하다”

  • 정원호 기자
  • 입력 2026.08.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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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aders lnvitation - ㈜디퍼루트 박재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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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 참가자가 경험하는 것은 무대 위의 콘텐츠만이 아니다. 등록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행사가 끝난 뒤 남는 기억과 연결까지, 그 모든 여정이 하나의 경험이 된다. 디퍼루트 박재준 대표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행사 산업 전체가 멈춰 있던 2020, 그는 행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후 5년간 학술대회, 기업 행사, 공공기관 행사 등 누적 416건을 운영하고 현재 연평균 약 150건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미팅테크(Meeting-Tech) 기업으로 성장한 디퍼루트. 참가자 등록부터 모바일 초청장, QR 체크인, AI 컨시어지, 비즈니스 매칭, 웨비나, 행사 홈페이지 제작까지 행사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흐름으로 제공하는 박재준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행사 경험의 미래를 들어봤다.

 

 

디퍼루트는 행사 참가자의 경험 전체를 다루는 미팅테크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통합 참가자 관리 솔루션을 통해 참가자 등록과 모바일 초청장, QR 체크인과 현장 명찰 발급, AI 컨시어지, 스탬프투어, 비즈니스 매칭(PSA), 웨비나, 행사 홈페이지 제작까지 행사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하나의 흐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재준 대표는 앞으로 두 가지 방향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는 지금처럼 주최자와 함께 행사를 완성하는 파트너로서 컨벤션 참가자 관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규모가 작은 행사도 누구나 직접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셀프서브 플랫폼 어텐디를 상용화하는 것이다. 2024 미래창조경영우수기업대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상 자체보다 상을 받을 만한 회사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상이 아니라 회사 자체가 신뢰의 기준이 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기대다.

 

박재준 대표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행사가 끝난 후 잠들어 버리는 데이터를 주최자가 다음 행사와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누가 어떤 세션에 참여했고, 어떤 부스에 관심을 보였는지, 이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가 바라보는 다음 단계다. 기술적으로는 안면 인식 입장과 AI 기반 현장 운영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얼굴만으로 입장할 수 있다면 언어도, QR도 필요 없어진다. 이런 기술이 갖춰지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등록 이후에 쌓이는 참가자 데이터를 주최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그가 그리는 다음 단계다.

 

행사가 끝나면 그 데이터는 대부분 잠들어 버립니다. 참가자가 어떤 세션을 듣고 어떤 기업과 만났는지는 주최자에게 다음 행사를 설계할 가장 좋은 자산인데, 대부분 엑셀 파일로 남았다가 잊힙니다. 행사를 치르는 것에서 데이터로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산업의 관점이 이동해야 합니다.”

 

코로나의 멈춤 속에서 발견한 기회행사의 형태가 바뀌고 있었다

박재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시기는 코로나19로 행사 산업 전체가 얼어붙었던 2020년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위기 속에서 기회를 봤다는 멋진 이야기라기보다 절박함에 가까웠다고 그는 고백한다. 코로나로 행사가 모두 멈추면서 업계 전체가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는 그 멈춤 속에서 다른 하나를 봤다. 행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행사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웨비나, 온라인 등록, 비대면 체크인 등 사람들이 모이는 방식 자체가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때 확신한 것은 하나였다. 행사는 반드시 돌아온다, 다만 돌아왔을 때는 이전과 같은 방식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행사가 다시 열리는 날을 준비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결심했다.

 

국내 MICE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도 그는 지원금보다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주, 부산, 광주, 울산 등 지역은 아직 국제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고유의 대표 콘텐츠를 키우고 그 콘텐츠를 중심으로 MICE를 연결하는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로 출발해 누적 416, 연평균 150건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간단하게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디퍼루트는 시스템을 팔고 끝나는 회사가 아니라, 행사 당일 현장에서 고객과 함께 서 있는 회사다. 행사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반드시 생기는 일이다. 그 순간 시스템만 제공한 회사와 현장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의 차이를 고객은 정확히 기억한다. 한 번 함께 행사를 치른 고객이 다음 행사를 다시 맡기고, 다른 주최자를 소개해 주면서 지금의 숫자가 쌓였다. 또 하나의 강점은 속도다.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고객의 요청을 듣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속도가 빠르다. 큰 회사라면 분기 단위로 검토할 일을 디퍼루트는 다음 행사에 바로 적용한다. 후발주자의 약점을 민첩함이라는 강점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그는 말한다.

 

창업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주었다. 비교적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였지만, 창업함으로써 책임감을 짊어지게 되었고, 다채롭게 사고하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시도하고, 배우고, 책임지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이 성장이라는 것이 그가 젊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다.

 

안내데스크 앞의 줄이 가르쳐 준 것현장에서 태어난 AI 컨시어지

박재준 대표가 직접 현장에서 관찰하며 찾아낸 가장 인상 깊은 현장의 불편은 행사장 안내데스크의 풍경이었다. 대규모 행사에 가 보면 안내데스크 앞에 늘 줄이 서 있는데, 그 질문들을 들어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이 세션은 어디서 하나요, 점심은 어디서 먹나요, 주차 등록은 어떻게 하나요. 운영 인력은 하루 종일 같은 답을 반복하느라 지치고, 참가자는 줄을 서서 기다린다. 이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AI 컨시어지다. 행사 정보를 학습한 AI가 키오스크와 모바일에서 참가자의 질문에 바로 답하게 했다. 실제 국제행사 현장에 도입해 보니 반복 문의가 크게 줄었고, 운영 인력은 정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응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국MICE협회 디지털혁신위원으로서 국내 MICE 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에 대한 그의 진단도 명쾌하다. 등록과 체크인 같은 입구의 디지털화는 이제 상당히 보편화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행사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가 행사가 끝나는 순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 지금 국내 MICE 산업의 가장 큰 과제라고 그는 말한다. 기술은 반복적인 업무를 덜어주고, 사람은 참가자를 환대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건강한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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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생존이 아닌 성장의 연료고객이 증명하는 자생력 경영

박재준 대표의 경영 철학은 창업 초기부터 원칙 하나로 일관됐다. 우리 서비스의 가치는 투자자가 아니라 고객이 증명한다는 것이다. 외부 자금에 기대기보다 고객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통해 성장해 왔다. 행사를 잘 치르면 다음 행사가 들어오고, 그 매출로 다시 서비스를 개선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느려 보이지만 큰 장점이 있다.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는 기능만 남고, 그렇지 않은 기능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시장이 매일 디퍼루트를 검증해 주는 셈이다.

 

투자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서지 못하는 회사가 투자를 받으면 그 돈은 생존 비용으로 사라집니다. 반대로 자생력을 갖춘 회사에 투자는 이미 검증된 성장을 가속하는 연료가 됩니다. 저희는 그 순서를 지키고 싶었고, 지금도 성장할 준비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파트너십 구축에서도 이 철학은 일관된다.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스퀘어노트 등과 MOU를 체결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박재준 대표가 그리는 생태계는 디퍼루트가 모든 것을 흡수하는 구조가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 기업들이 디퍼루트의 플랫폼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다. 최근에는 PCO, 무대·시스템·장치, 통번역 등의 전문 기업들과 마이스앨리라는 얼라이언스에 함께하게 됐다. 행사에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서비스를 조달하기 어려워하는 행사 주최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파트너십을 통해 완성도 높은 행사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후회하지 말자는 좌우명, 원팀 문화로 쌓아온 신뢰의 조직

박재준 대표가 경영에서 가장 신경 쓰는 원칙은 원팀(One Team)이다. 행사를 운영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정말 많이 발생한다. 그럴 때 누가 잘못했는지부터 찾기 시작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그래서 디퍼루트에서는 서로를 탓하기보다 문제를 발견한 사람이 함께 해결하는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객이 기억하는 것은 누가 실수했는지가 아니라, 팀이 얼마나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는가이기 때문이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완벽함보다 책임감을 더 강조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숨기거나 책임을 미루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결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좌우명은 후회하지 말자이다. 실수에서는 반드시 배워야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교훈은 가져가되, 후회는 오래 남기지 않는다. 건강 관리로는 단식을 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결핍을 경험하는 시간을 통해 밥 한 끼의 소중함과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을 키운다. 취미는 마라톤이다. 단순한 의지 하나만으로 성취감을 느끼는 방법이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창업이 그에게 가장 큰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고 그는 말한다.

 

해외 진출 전략과 관련해서도 그는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를 번역해서 판매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면인식 입장, AI 기반 현장 운영, 언어의 장벽을 줄이는 기술, 그리고 행사 자체를 더 즐겁고 기억에 남게 만드는 경험까지 차별화된 기술과 경험이 갖춰졌을 때 해외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K-POP, K-뷰티처럼 한국이 만들어 내는 행사 경험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콘텐츠라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등록과 체크인의 경쟁이 아니라 팬 경험과 참여, 추억을 만드는 경쟁이라면 한국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박재준 대표는 고객에게 어떤 디퍼루트로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이렇게 정리했다. 단순히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하고,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최고의 파트너로 기억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행사가 끝났을 때 잘 치렀다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번 행사 덕분에 다음이 더 기대된다는 말이 나오게 하는 것, 그것이 그가 말하는 경험을 디자인하는 회사의 모습이다.

 

코로나의 멈춤 속에서 행사의 미래를 발견하고, 현장의 불편을 기술로 해결하며 5년을 달려온 박재준 대표. 참가자 경험 전체를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하는 미팅테크 기업 디퍼루트의 다음 단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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