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변호하다》 김정민 저자 “법은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무기다”… 창업가 출신 변호사의 생존 전략
- 저자 인터뷰 - 《스타트업을 변호하다》 김정민 저자

IT기업과 스타트업을 돕는 변호사이자 단국대 AI융합대학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인 김정민 저자가 7월 10일 《스타트업을 변호하다》를 출간했다. 과학고와 서울대 컴퓨터공학을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가 된 그는 코스닥 IT기업 준법팀장과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부위원장을 지낸 뒤 2022년 스타트업 (주)위츠를 창업해 4년간 대표이사로 일하다 최근 엑싯했다. 스타트업의 탄생부터 엑싯에 이르는 전 과정의 법률·실무 전략을 담은 이 책은 창업가 출신 변호사의 실전 경험을 녹여냈다. 김정민 저자를 만나 책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타트업을 변호하다》는 생존을 넘어 성장을 견인하는 스타트업 실무 전략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3장에서 창업 초기 의사결정과 투자 유치를, 4~6장에서 기술 방어와 인허가, 인사 노무 전략을, 7~10장에서 리스크 분산과 세무, 성공적인 Exit 전략을 다룬다. 김정민 저자는 “많은 창업자는 법을 스타트업의 속도를 늦추는 ‘규제’나 ‘걸림돌’로 인식하지만, 제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점은 법은 리스크를 관리하고 비즈니스를 계속 이어주는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이었다”라고 말했다.
직접 (주)위츠를 창업해 4년간 경영하며 마주한 현실은 차원이 다른 고단함이었다는 그는 “변호사로서 자문할 때 보았던 계약서는 종이 위의 활자였지만, 대표이사로서 서명하는 계약서는 직원의 생계와 회사의 운명이 걸린 ‘생존의 무게’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겪었던 뼈아픈 시행착오와 고통의 기록이 지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동료 대표님들과 앞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할 후배들에게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그것이 집필의 동력이었다”라고 말했다.

법을 성장의 무기로…창업가 출신 변호사가 그리는 실전 전략
법을 방치하는 것은 눈앞의 지표를 올리기 위해 회사 밑바닥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묻어두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공동 창업자와 소주잔을 기울이며 의리로 맺은 구두 약속이나, 인터넷에서 대충 긁어 쓴 주주 간 계약서 속 단 한 줄의 독소조항을 방치하는 것은 훗날 투자를 유치할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리거나, 밤낮없이 피땀 흘려 키운 회사의 경영권을 허망하게 빼앗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은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무기’로 재정의하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라고 설명했다.
핵심 독자층은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모든 초기 및 스케일업 단계의 주역들이다. 그는 “법률이나 노무, 세무 분야의 실무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 청년 창업가와 예비 창업자들, 그리고 스타트업 특유의 고속 성장 단계에서 주주 간 갈등, 투자 독소조항, 핵심 인력 이탈 등으로 고민에 빠진 4050 공동 창업자들과 C-Level 실무진들이 모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주 간 계약, 지분 배분, 스톡옵션 부여, 투자계약서 날인, 채용 노무 분쟁, 세무조사, 지식재산권 침해 등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서 잠 못 이뤄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책의 차별점으로는 ‘실전 창업가 출신 변호사’가 썼다는 점, 기술과 공학을 이해하는 언어로 설명한다는 점, 그리고 ‘독보적 실용성’을 꼽았다. 그는 “각 장의 마지막에 투자계약서에서 창업자가 반드시 지워내야 할 ‘삭제·수정 대상 TOP 5 독소조항’ 등을 표로 공개하고,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무 체크리스트를 빽빽하게 담았다”라고 말했다.
본업인 변호사 업무와 겸임교수, 강사, 칼럼니스트 활동을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집필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장벽이었다.
그는 “대표이사로서 겪었던 처절한 실패의 기억과 뼈아픈 실수와 오판의 순간들을 날것 그대로 다시 직시해야 했기에 심적으로 매우 고단했다”라고 말했다.
순수하게 집필에 집중한 시간은 3개월 남짓이지만 4년간의 창업 경험 전체가 준비기간이었다는 것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글을 쓸 때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 방식을 도입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목차부터 잡고, 애자일 방식처럼 몇 번을 반복해서 목차를 가다듬었다”라며 “튼튼한 뼈대를 만들고 나니 살을 붙이는 작업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법률가들의 고질병인 한자어 가득한 문어체와 복잡한 비문들을 지양하고, 실제 스타트업 미팅룸에서 오가는 구어체와 직관적인 용어들로 다듬었다”라고 밝혔다.
출간 후 독자들의 첫 반응은 책을 출간한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것이었고, 이후에는 디테일과 실용성을 칭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마치 저자가 내 밤샘 고민과 눈물 흘리던 사무실 풍경을 옆에서 지켜본 것만 같다”라는 공감의 목소리와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주주 간 계약서나 스톡옵션 베스팅 조항들이 소설처럼 막힘없이 읽혀 체증이 쑥 내려가는 사이다 같다”라는 칭찬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 유치 계약서 도장을 찍기 직전에 이 책을 읽게 되어 회사를 지켰다, 천만다행이다”라는 안도의 메시지나 “대표실 책상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늘 꽂아두고 의사결정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보는 상비약 같은 존재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집필의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자신의 경영상 약점과 부끄러운 경영 에피소드를 숨김없이 독자 앞에 드러내는 일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반면 가장 큰 보람은 책이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였다.
그는 “대표님들은 자신의 현재 고민이 저자와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가 고민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안도했다고 한다”라며 “외로움과 책임감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라는 반응을 보았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호기심이 이끈 삶, 청년들에게 전하는 도전의 언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원동력은 호기심이다. 그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도, 변호사가 된 것도, 겸임교수와 칼럼니스트, 강사가 된 것도 결국 호기심이 컸다”라며 “다행히도 그 호기심이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파고드는 끈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현장 지향적 도전 정신’으로 요약했다.
가장 최근의 터닝 포인트는 올해 초 스타트업을 그만두기로 한 결정이었다.
그는 “스타트업을 만들어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았느냐고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대답은 ‘그렇다’였다”며 “더 이상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스타트업을 계속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느껴져 과감히 엑싯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터닝 포인트는 2022년 창업의 순간이었다. 그는 “잘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같이 걸어갈 동료들이 있었고, 의지에 불타 창업을 했다”라며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에서 병역특례를 하던 시절 법 공부를 하고 싶어진 것이 학문적 방향을 바꾼 가장 큰 터닝 포인트였다는 그는 “의지와 환경의 콜라보로 완성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희망을 잃은 청년 세대에게는 위로를 넘어 현실적인 생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아이디어와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만 있으면 혼자서 앱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바야흐로 대 1인 창업의 시대”라며 “빠르게 실행해 보고 잘 안되면 빠르게 접는 것, 그리고 이렇게 여러 번 실패해 본 경험이 AI가 요구하는 경험과 ‘도메인 널리지’”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도 평균 3.8회 실패했다”라며 “청년과 사회 초년생 여러분에게 빨리 4회 실패하고 그다음 성공의 달콤한 과실을 맛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결국 일은 사람이 한다”이다. 좌우명은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을 합친 “만문이불여일행”이다. 그는 “인생은 듣고 보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라며 “1만 번 듣고 100번 보는 것보다 1번 행하는 것이 더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인생의 지침이 된 책으로는 《죄와 벌》과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