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롤랜드 윌슨 박사 “갈등의 복잡성을 통해 평화를 설계하는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 아시아의 미래 리더를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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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문서 위의 합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마음속 두려움과 불신이 조금씩 낮아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평화가 시작된다. 이 믿음을 평생의 연구와 교육 현장에서 실천해 온 인물이 있다. 바로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GMUK) 분쟁분석 및 해결학부(CAR Program) 코디네이터이자 아시아 평화와 분쟁 연구센터(PACSC Asia) 설립자 롤랜드 윌슨 박사다. 미 해병대 복무를 시작으로 정부 및 안보 분야를 거쳐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그는, 갈등을 피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면 성장과 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차세대 글로벌 리더 양성에 헌신하고 있다. 스스로를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Idealistic Realist)’라고 부르는 그의 통찰력 있는 경영 철학과 평화 교육 비전을 들어봤다.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분쟁분석 및 해결학부(CAR Program)는 단순히 갈등을 연구하는 학문을 넘어, 복잡한 사회 문제와 국제적 도전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협상, 중재, 조정, 촉진(Facilitation), 외교, 리더십, 국제관계, 평화 구축 등을 이론만으로 배우지 않는다. 실제 워크숍, 국제 프로젝트, 협상·중재 시뮬레이션, 현장 중심 활동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실천한다.
롤랜드 윌슨 박사가 직접 설립한 아시아 평화와 분쟁 연구센터(PACSC Asia)는 연구, 실천, 교육, 공공 참여를 함께 수행하는 독특한 플랫폼이다. 학문과 현장, 정책과 교육, 리더십과 실제 실행을 연결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일반적인 연구센터와 달리 학부생들도 실제 연구, 국제회의, 워크숍 운영, 정책 대화, 중재 및 협상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외교관, 군 관계자, 국제기구 전문가, 기업 리더, NGO 활동가, 중재자, 연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며 학생들이 실제 세계와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대사관 지원 프로젝트, 국제 중재 및 ADR 프로그램, Peace Game 프로젝트, 국제 리더십 워크숍, 국군 장병 대상 특별 강연, 대진대 DMZ 연구소 국제회의 참여 등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평화 및 리더십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AI와 갈등 해결, 국제 협력, 청년 리더십 개발, 공공 서비스, 지역사회 중심 교육을 더욱 강화해 PACSC Asia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평화·갈등 해결·리더십 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구체적인 비전이다.
해병대에서 DMZ까지, 현장이 빚어낸 평화 연구자의 길
롤랜드 윌슨 박사의 삶은 매우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졌다. 젊은 시절 미 해병대에서 복무했고, 이후 정부와 정보·안보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사회적 도전이 단순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공동체 전체를 흔드는 문제라는 사실을 직접 목격했다.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수십 년간 생활하며 역사적 상처, 국가 간 긴장, 문화적 차이가 사람들의 인식과 관계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으로 체감했다.
그는 갈등을 단순히 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관리하고 전환하면 성장과 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경험들이 차세대 리더들에게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현장의 경험과 교훈을 전달해야겠다는 깊은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현장 중심 교육을 진행하며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갈등 현장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사, 정치, 감정, 문화, 경제, 안보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접근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한반도와 DMZ 관련 문제는 매우 민감하고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학문적 균형, 인간적 존중, 현실적 판단이 모두 동시에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큰 보람 역시 바로 그 현장에서 나온다. 처음에는 자신감이 부족했던 학생들이 국제회의를 운영하고, 중재 시뮬레이션을 이끌며, 글로벌 리더들과 당당히 토론하는 모습을 볼 때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
“저에게 교육의 가장 큰 성과는 학생들이 스스로를 더 작게 보는 것이 아니라 더 크게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 학생들은 단순한 학습자를 넘어 의미 있는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감정 관리와 전략적 공감,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인간 중심 접근
롤랜드 윌슨 박사가 한반도 평화 구축과 갈등 해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합의나 외교적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신뢰 구축이다. 한반도 문제는 군사적 긴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 정체성, 감정, 체제, 안보, 경제, 국제정치가 모두 얽혀 있는 매우 복합적인 갈등이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개념이 ‘감정 관리(Emotion Management)’와 인간 중심 접근이다. 국가 간 갈등도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인식, 두려움, 분노, 불신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는 이를 때로 “자폐적 적대감(autistic hostility)”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상대를 악마화하는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평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감정 관리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이해하고, 그것이 판단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는 과정이다.
그는 중재의 핵심 노하우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존중받고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이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진심으로 들리고 존중받는다고 느끼면 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 중재자는 당사자보다 더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더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다. 협상장 안에서 보이는 말보다 그 말 뒤에 있는 두려움과 필요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원칙이다.
국제사회가 가장 시급히 갖춰야 할 역량으로는 대화 능력과 전략적 공감 능력을 꼽는다. 현재 세계는 기술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 전략적 공감은 상대의 입장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이해함으로써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능력이다. 앞으로의 리더는 복잡한 차이를 조정하고 공동의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젊은 학자들’에게 아버지로 불리는 멘토, 학생이 곧 사명이다
롤랜드 윌슨 박사는 학생들을 단순한 ‘학생(student)’이 아니라 ‘젊은 학자들(young scholars)’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그는 학생들 안에 미래의 가능성과 책임감을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불확실해질 것이며, 그 시대를 이끌어 갈 사람들은 바로 지금의 젊은 세대라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그를 친근하게 ‘아버지(Father)’라고 부르는 별명도 있는데, 그것은 그에게 매우 특별하고 감사한 의미를 가진다.
그는 종종 “나는 그들 때문에 존재한다(I am because they are)”라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강의만 하는 교수가 아니라 학생들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멘토가 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명이다. 학생들의 성장과 성공은 단순히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더 나은 사회와 더 건강한 세계를 만드는 희망이라고 믿는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에 대해 그는 ‘도전과 책임감’,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라고 답한다. 해병대 시절부터 정부, 국제 현장, 교육 현장까지 항상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 경험들이 그를 성장시켰다. 갈등이 아무리 깊어도 사람은 배우고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지금의 그를 움직이는 힘이다.
“저를 움직이는 힘은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갈등 속에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인간에 대한 믿음입니다. 학생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의 비전, PACSC Asia와 청년 세대를 향한 메시지
롤랜드 윌슨 박사의 인생 철학은 그가 직접 만들어낸 표현인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Idealistic Realist)’로 집약된다.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이상과 비전을 품되, 동시에 현실 세계의 복잡성과 한계를 냉정하게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한 이상주의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반대로 현실만 바라보면 희망과 변화도 사라진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는 것이 그의 확고한 믿음이다.
그는 스토아 철학(Stoicism)의 영향도 깊이 받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책임과 절제, 회복력, 그리고 내면의 강인함을 유지하는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로마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행동의 장애물이 행동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길을 가로막는 것이 곧 길이 된다”라는 말을 자주 마음에 새긴다. 추천 도서로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사이먼 시넥의 《Leaders Eat Last》를 즐겨 권한다.
PACSC Asia의 핵심 가치는 존중, 실천, 대화, 인간 중심 접근, 책임 있는 리더십, 공공 서비스, 학문적 정직성, 그리고 포용적 협력이다. 그는 PACSC Asia를 학생, 연구자, 실무자, 정책 결정자,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만나는 열린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평화 구축, 갈등 전환, 중재, 리더십 교육, 사회적 회복력 연구의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그의 장기적 사명이다.
희망을 잃어가는 청년 세대에게 그는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환경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어려움조차도 성장의 자산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발점이 인생의 마지막을 결정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계속 배우고, 다시 일어나고, 자신보다 더 큰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실패와 고난은 때로 삶을 멈추게 하는 벽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바라보면 새로운 길을 여는 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저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단순히 미래를 기다리는 세대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바로 미래를 만드는 세대입니다. 저에게 불가능하다는 말은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도전의 의미입니다.”
해병대의 혹독한 삶의 길에서 시작된 도전정신이 한반도 평화의 교단으로 이어지기까지, 롤랜드 윌슨 박사가 걸어온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있는 갈등 해결의 교과서다. 그가 양성하는 ‘젊은 학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변화시켜 나갈 그날을 깊은 기대와 응원으로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