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기업 - 너와온디자인 유지연 대표이사

공간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담는다. 브랜드의 철학이 스며들고, 사람의 생활이 배어들며, 관계가 쌓이는 곳이 바로 잘 설계된 공간이다. 너와온디자인 유지연 대표는 상업 공간 인테리어, 로고, 사인물, 경관조명에 이르는 통합 공간 솔루션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하나의 콘셉트로 완성하는 일을 해 왔다. 카페 직영 경험과 시각디자인 전공을 밑바탕으로 남편과 함께 창업한 너와온디자인은 신뢰를 중심으로 클라이언트와 함께 성장해 왔다. 충북 단양에서 감성 독채 호미들고 스테이를 운영하는 한편 2026년 5월에는 가족의 시골 사계절을 담은 에세이 《촌, 스러운 하루》를 출간했다. 디자이너이자 저자, 스테이 운영자로 살아가는 유지연 대표를 만나 공간과 삶, 그리고 그녀가 쌓아온 가치를 들어봤다.
너와온디자인은 업종과 운영 방식, 대표의 성향뿐 아니라 주요 고객층과 상권의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공간의 방향성을 제안한다. 인테리어부터 사인물, 경관조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하나의 콘셉트로 통합해 공간의 정체성이 일관되게 드러나도록 디자인하고, 안전하고 완성도 높은 시공으로 브랜드를 완성하는 것이 너와온디자인이 지향하는 통합 공간 솔루션이다. 유지연 대표는 직접 카페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기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간을 연다는 것이 얼마나 설레면서도 무겁고 많은 고민과 책임이 따르는 일인지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잘 안다고 말한다.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믿고 맡긴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며, 공간의 기능과 운영 방식은 물론 브랜드의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함께 고민하고 주어진 예산안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그 원칙이다. 한 분씩 쌓아온 관계가 지금의 너와온디자인을 이루는 가장 단단한 뿌리다.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변수가 생기고,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고 풀어가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쌓인 신뢰가 다시 인연으로 이어지고, 한 번 함께한 클라이언트가 다른 분께 저희를 소개해 주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한 분 한 분과 이어온 신뢰와 인연이 지금의 너와온디자인을 이어오게 한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명하게 소통하고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자세가 너와온디자인을 지탱해 온 가장 큰 자산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쌓이는 것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카페 직영 경험에서 창업으로…공간이 완성되는 순간의 보람
유지연 대표가 인테리어와 브랜드 디자인에 관심을 두게 된 출발점은 직접 카페를 운영한 경험이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공간을 직접 기획하고 공사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공간이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모습에서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꼈다. 시각디자인 전공을 밑바탕으로, 미술을 좋아하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더해지면서 디자인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게 됐고, 이를 새로운 목표로 삼게 되었다. 이후 유지연 대표는 디자인을, 남편은 사업 운영 전반을 담당하며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너와온디자인을 창업했다. 사람과의 관계와 신뢰를 소중히 여기며 클라이언트와 구성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이 이름 안에 담겨 있다. 시각디자인 전공에서 배운 것들은 공간을 기획하고 브랜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실력이 되어 돌아왔다. 부부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역할을 분담한 것도 너와온디자인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앞으로는 상업 공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거 공간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브랜드에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더하고, 개인의 일상에는 오래 이어지는 편안함과 행복을 더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너와온디자인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오히려 작은 공간일수록 어떤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가 되고 싶은지를 먼저 정리해야 공간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려 하기보다 실제 운영과 유지 관리에 무리가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와 함께 조금씩 채워갈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 그녀의 조언이다. 공간 기획 단계부터 브랜드의 이야기를 명확히 정리해 두면 시공 과정에서 방향이 흔들리지 않으며, 완공 후 고객의 만족도도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 오랜 현장 경험에서 얻은 그녀의 확신이다.
단양 시골집과 호미들고 스테이…흙에서 배운 삶의 이치
유지연 대표가 충북 단양의 시골집으로 향하게 된 것은 아이들에게 자연과 가까운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서였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마당을 뛰어다니고 흙을 밟으며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꼈던 기억이 오래도록 좋게 남아 있던 그녀는 그 행복을 아이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었다. 텃밭에서 채소를 수확하고 닭장에서 달걀을 꺼내 보며,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연을 직접 느끼면서 서로를 더 많이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시골 생활은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에도 영향을 미쳤다. 농사를 짓다 보면 작물은 따뜻한 햇살만으로 자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를 맞고 바람을 견디는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단단한 열매를 맺듯, 삶도 기쁜 시간과 힘든 시간이 함께 쌓이면서 조금씩 깊어지고 단단해진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흙을 만지는 일은 그날 자신이 한 일이 눈앞에 정직하게 남는다. 잡초를 뽑은 자리와 정돈된 마당을 바라보며 작은 변화에서도 분명한 성취감을 느끼고, 자연을 오래 바라보다 보면 익숙한 것에서도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사계절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다. 서두르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로 색을 입어 가는 단풍처럼, 누구나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에세이 《촌, 스러운 하루》…뾰족돌도 쓸 곳이 있는 가족의 사계절
2026년 5월 22일, 유지연 대표는 에세이 《촌, 스러운 하루》를 출간했다. 남들이 핫플을 찾는 주말에 트렁크에 흙 묻은 장화와 작업복을 싣고 충북 단양으로 향하는 가족의 사계절 자연 생존기를 담은 책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가 오면 진창이 되는 바닥에 흙을 쏟아붓고 불쑥 나타난 뱀에 기겁해 전력 질주를 하는 고단한 일과도 솔직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올라가는 이랑 하나, 내려가는 고랑 하나가 교차하는 밭을 보며 평탄하기만 한 밭보다 고랑과 이랑이 있는 인생 농사를 짓겠다고 다짐한다. 고무장갑도 짝짝이, 성격도 짝짝이인 어설픈 네 식구가 삐뚤빼뚤한 뾰족돌처럼 서로의 빈틈을 메워 가며 단단한 돌담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책은 도시에서 생활하며 초록 뒷마루를 그리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두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나아갈 씨앗을 품게 하는 따뜻한 처방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책을 쓴 계기에 대해 그녀는 가족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순간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시작한 작은 기록이 한 권의 책이 되었다고 말한다. 어느 날 아이가 책장에서 책을 꺼내 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책은 나무에서 오고 나무는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의 서툰 이야기도 뜨거운 계절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잠시 쉬어 갈 작은 그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용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귀촌을 권하는 책도 화려한 촌캉스를 보여 주는 책도 아니다. 서툴고 불편한 순간들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한 가족의 하루를 담은 책으로,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장소 자체보다 그곳에서 함께 나눈 마음이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한 줄의 글이 눈앞의 문제를 바로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지친 마음을 일으켜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줄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책이 누군가에게 작은 그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그 믿음이 출간을 가능하게 했다.


책과 문장이 바꾼 삶의 방향…유지연 대표의 경영 철학과 메시지
유지연 대표가 꼽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하나의 극적인 사건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책과 문장을 만난 시간이 삶의 방향을 바꾸어 왔다. 책을 통해 위로받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어떤 마음과 태도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인지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음 안에 쌓인 문장들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었고 결국 그녀를, 글을 쓰는 사람으로 이끌었으며, 그 변화는 《촌, 스러운 하루》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용기로 이어졌다.
그녀에게 인테리어와 스테이 운영, 글쓰기는 서로 다른 일이 아니다. 공간과 경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연결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인테리어 일은 남편과 함께하고, 스테이는 부모님과 함께 운영한다. 함께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믿음 아래 가족과 역할을 나누고,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이 모든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됐다. 그렇게 각기 다른 일들은 서로 맞물리며 그녀의 삶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평소 리더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으로는 김도윤 작가의 《럭키》를 꼽는다. 운을 가져다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실력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는데, 좋은 태도를 지키는 것이 좋은 인연과 기회를 만드는 시작이라는 것이 그녀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건강 유지 비결로는 가볍게 걷는 혼자만의 시간을 꼽는다. 걷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답이 보이지 않던 일도 다른 시선으로 보이기 시작하며, 걷고 있다는 것은 멈춰 있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몸과 마음을 함께 다잡는 시간이 된다.
인터뷰 말미에 유지연 대표는 희망을 잃은 청년들에게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빠른 결과와 큰 성공만을 바라보다가 지금 곁에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마흔이 된 저도 여전히 새로운 꿈을 그리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너무 빨리 단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은 느리고 부족해 보이더라도, 오늘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내일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공간으로 브랜드를 완성하고, 흙을 만지며 삶을 다독이고, 글로 가족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유지연 대표. 뾰족돌도 쓸 곳이 있다는 믿음으로 사람과 공간, 그리고 이야기를 잇는 그녀의 여정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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