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의회 김혜림 시의원 최연소 통장에서 도당 대변인 그리고 서산시의원으로, QR 공약집으로 주민과 소통하는 청년 정치의 새바람
- 기초의원 인터뷰 - 서산시의회 김혜림 시의원

일본 KIST 국제고와 캐나다 UBC를 졸업하고 IT 기업에서 근무하다 코로나 시기 귀국한 뒤, 2021년 예천동 최연소 통장으로 지역사회에 첫발을 디딘 인물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거쳐 민선 9기 서산시의회에 입성한 김혜림 시의원이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현역의원과 당내 선배, 진보당 지역위원장까지 총 4인의 후보가 맞붙은 치열한 경쟁에서 당당히 1등으로 당선됐다. 청년의 목소리로 서산을 바꾸겠다는 다짐을 안고 석남동 지역구를 대표해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림 시의원을 만나 청년 정치의 현실과 서산의 미래를 들어봤다.
제10대 서산시의회는 비례대표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7명으로 정확히 여야 동수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한쪽의 독단을 막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협치와 상생으로 균형을 이루라는 서산 시민들의 깊은 뜻이 담긴 결과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전반기 원구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양당 의원들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며 원만한 구성을 이뤄냈다. 김혜림 시의원은 석남동을 지역구로 두고 전반기 서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 의원은 통상 행정복지문화 쪽 상임위원회를 선택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교통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1지망과 2지망 모두 산업건설위원회를 적었다. 김혜림 시의원이 산업건설위원회를 선택한 데는 그녀가 임기 중 집중해 해결하고 싶은 서산의 버스 등 교통인프라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묻자, 그녀는 서슴없이 사람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로 귀국한 뒤 이웃과 소통하고 싶어 지역 통장직에 도전했고, 2021년 예천동 최연소 통장이 됐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높아졌고,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 지역위원회 조한기 전 위원장의 제안으로 입당하게 됐다. 총선 캠프 SNS 담당과 충남도당 대변인을 거치며 행정의 언어와 시민의 언어 사이를 잇는 메신저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굳어졌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현실을 방관하기보다 의회로 직접 들어가 목소리를 내고 해결책의 기반을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통장 활동을 하면서 행정의 최일선이 얼마나 시민들의 삶과 가까이 맞닿아 있는지를 실감했고, 그 경험이 더 큰 무대에서 시민의 언어로 행정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키웠다.
“정치를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항상 사람이 좋아서라고 말합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통장을 시작했고, 그 사람들과 함께 같은 생각을 나누다 보니 지역에 대한 애정도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결국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출마로 이어졌습니다.”
높은 장벽도 손에 접착제를 발라 타고 넘는다…1등 당선의 비결
처음 정치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젊은 나이와 여성이라는 조건 속에서 많은 이들이 우려했다. 기성 정치의 자산인 탄탄한 조직력과 오랜 경험에서 경쟁력이 약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이었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로 선거에 뛰어들었을 때도 당선이 어려울 거라는 만류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그녀는 당내 경선에서 높은 투표율로 가번을 받았고, 본투표에서는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현역의원, 민주당 지역 선배, 진보당 지역위원장까지 총 4명이 경쟁하는 치열한 구도에서 당당하게 1등으로 당선되었다. 청년이나 여성으로서의 가점 없이 거둔 결과였다.
시의회 입성 후에도 도전은 계속됐다. 여성 의원은 보통 행정복지문화 쪽 상임위원회를 선택한다는 말을 듣고도 교통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과감하게 1지망과 2지망 모두 산업건설위원회를 적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향을 이렇게 표현한다. 높은 장벽이 있다면 손에 접착제라도 발라서 벽을 타고 넘어가면 된다. 주의라고. 선거 운동복을 입고 거리에 나섰음에도 젊은 여성 후보라는 이유로 운동원으로 오해받거나 다른 후보의 가족으로 여겨지는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제가 후보 본인입니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존재를 직접 증명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남다른 배려심도 빛을 발했다. 선거운동원들이 목에 얇은 노끈으로 피켓을 매달아 통증을 겪는 것을 알고, 잘 늘어나고 도톰한 솜 재질의 끈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하게 제작해 배포했다. 총선과 대선을 함께 뛰어 본 경험에서 나온 배려였다.
QR코드 공약집, 맘카페 조사까지…경청이 먼저, 정책은 그다음
김혜림 시의원이 내세우는 핵심 비전은 청년이 돌아오는 서산이다. 청년 정책은 청년이 주체가 되어 객관적인 시각으로 직접 디자인할 때 실효성이 빛을 발한다는 것이 그녀의 믿음이다. 단순한 현금성 지원을 넘어 주거와 보육 여건을 개선하고 수도권과의 교통 접근성을 강력히 뒷받침해야 하며, 청년의 목소리가 시 집행부에 즉각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 소통 플랫폼을 제도화하는 것이 그녀의 방향이다. 민선 9기 임기 내에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현안으로는 서산의 버스 문제를 꼽았다. 수도권과 가까운 거리임에도 고속버스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인 현실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면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수도권 인프라를 누리는 것이 가능해지고 청년들이 지역을 떠날 이유도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서산은 수도권과 거리가 크게 멀지 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교통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산산업단지 위기와 더불어 이 같은 교통 접근성 문제는 청년 인구 유출을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진단이다.
공약을 만드는 방식도 달랐다. 특히 젊은 세대는 현장보다 온라인에서 더 부담 없이 현안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설문지를 QR코드와 연결해 홍보물에 첨부했다. 공약을 수립하는 과정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 공보 책자도 직접 제작했다. 앞으로도 경청을 우선하며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그녀의 다짐이다.
“기초의원도 공약을 앞세워 보자, 이왕이면 나만의 공약을 갖자고 생각했습니다. 시민분들과 소통하면서 직접 들은 현안을 바탕으로 공약을 만들었고, 그 과정 자체를 시민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경청이 먼저이고 정책은 그다음입니다.”
자신이 어떤 시의원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묻자, 그녀는 특정 자리보다도 이름 석 자가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바라볼 때 항상 싸우고 개인 이익만 쫓는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직접 정치를 하면서 현장에서 발로 열심히 뛰며 지역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들을 만났다. 시민들이 정치에 실망하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기대와 갈망이 컸다는 증거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기초의원은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기에, 김혜림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의심이 아니라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 신뢰의 무게 역시 더욱 무겁다. 말 한마디, 약속 하나가 그대로 주민들에게 정치 전체에 대한 신뢰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의정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리더십에 대한 철학도 남다르다. 기초의원은 리더보다는 시민의 대변인에 가깝다고 전제한 뒤, 자신이 지향하는 리더다움은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언어를 지킬 줄 알아야 하고, 자기 사람들을 지킬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책임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영역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그 너머의 영역도 잘 챙길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믿음이다.
“특정 자리보다도 이름 석 자가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녀의 인생 터닝 포인트는 최연소 통장으로 마을 통장을 맡게 된 순간이다. 통장 활동을 시작하던 첫날 회의장에서 몇몇 동료 통장들이 시의원 할 거냐, 정치에 관심 있느냐고 물었는데, 당시에는 정치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행정의 최일선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활동하다 보니 지역에 대한 애정이 높아졌고, 입당 후 지역 당원들과의 소통이 즐거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정치로 이어졌다. 그녀는 결국 인생은 어떤 사람들을 언제 어디서 만나느냐에 따라 바뀐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뜻을 둔 청년들에게 그녀는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고, 나를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순간 환경조건이 적절하게 맞을 때 결실이 빛을 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청년의 정치 도전은 자산 형성기라는 현실적 경제 난관과 다소 약한 지지 기반으로 인해 생존 자체가 매우 가혹한 시험대라는 것도 감추지 않는다. 사회에 막 뛰어든 나이에는 또래들과 다르게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생겨나고, 칭찬보다 비판을 더 많이 받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녀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정치는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필수 영역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다만, 어느정도의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시작하는 것도 추천했다. 이유는, 사회에서 경험한 것들을 기반으로 더 풍부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에게 전하는 말도 현실적이면서 따뜻하다. ‘실패도 다 경험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들이 무책임한 위로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시작할 때 뒷문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나올 때 앞문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문으로 나오는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나 기회가 생겼을 때 일단 시작하고 보는 것이 그녀의 방식이다. 인생에 세 번 정도의 대운이 반드시 온다는 말처럼,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그 운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믿음이다. 꾸준히 하다 보면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운은 찾아올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시작이 초라하다 하여 지치거나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청년들이 덜 외롭게, 덜 고생스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제가 디딤돌을 단단히 놓겠습니다. 직접 플레이어가 되어 뛰어들어 목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뒷문이든 비상구든 일단 들어가면 어떤 문으로 나오는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믿음으로 서산 정치 무대에 뛰어든 김혜림 시의원. 청년이 돌아오는 서산을 위해 오늘도 현장에서 발로 뛰는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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