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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스(Selahs) 송진아 대표이사 브런치카페·갤러리·공연·독서 모임이 하나로 이어지는 문화 플랫폼

  • 이지훈 기자
  • 입력 2026.08.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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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man Power - 셀라스(Selahs) 송진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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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Selah)는 히브리어로 잠시 멈추고 돌아보다라는 뜻이다. 바쁜 일상에서 걸음을 멈추고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어진 이름이 공간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 600평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셀라스(Selahs)를 이끄는 송진아 대표는 미국 Johns Hopkins University에서 학사를, 뉴욕 The New School에서 Creative Writing(문예창작)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201911월 이 공간의 문을 열었다. 브런치 카페와 갤러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레지던스, 전시, 공연, 클래스, 독서 모임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어지는 셀라스. 문화를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그녀의 비전과 이야기를 들어봤다.

 

 

셀라스는 브런치 카페와 갤러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레지던스가 공존하며 전시, 공연, 클래스, 독서 커뮤니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기획·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01911월 공간을 연 이후 지역 작가들의 전시와 클래식 공연, 북토크, 독서 모임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며 부산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를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에는 지하 전시 공간인 솔트갤러리(SALT GALLERY)를 통해 국내외 작가들의 기획 전시를 확대하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와의 접점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그녀는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잠시 멈추고, 좋은 예술과 사람을 만나며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졌다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송진아 대표의 요즘 관심사는 문화를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일상의 경험으로 만드는 일이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우연히 전시를 만나고, 공연을 관람하고, 책을 읽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문화는 삶의 일부가 된다는 것이 그녀의 믿음이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문화는 반드시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조금씩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무엇을 운영할 것인가보다 어떤 경험을 남길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려 합니다.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지만, 그 공간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뉴욕 Hungarian Pastry Shop의 영감일상에서 문화를 만나는 공간을 꿈꾸다

송진아 대표가 셀라스를 구상하게 된 결정적인 영감은 뉴욕 유학 시절 자주 찾던 Hungarian Pastry Shop에서 왔다. 그곳은 와이파이도 없었지만, 누구에게도 오래 머무는 것을 눈치 주지 않았고,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실제로 50권이 넘는 책이 집필된 공간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그녀는 좋은 공간은 단순히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새로운 창작과 문화를 탄생시키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은 예쁜 공간이 아니라 편안한 공간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은 결국 그 공간에서 느끼는 감정이며, 공간을 만드는 일은 건물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디자인하는 일이라고 그녀는 정의한다. 사람은 시간을 오래 보낸 공간보다 마음이 오래 머문 공간을 기억한다는 것이 셀라스가 콘텐츠를 기획하는 핵심 원칙이다.

 

원래 꿈은 시인이었다. Johns Hopkins University에서 학사 과정을 마친 뒤 뉴욕 The New School에서 문예창작 석사를 공부하며 문학과 글쓰기를 통해 사람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익혔다. 그 경험이 지금 셀라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201911월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셀라스를 열었고,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았다. 대형 공간을 운영하는 만큼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공간과 인력을 유지해야 했고,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운영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그 시간을 지나며 때로는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경영인 것을 배웠다고 그녀는 말한다.

 

셀라스라는 이름도 이러한 철학에서 시작되었다. 셀라(Selah)는 히브리어로 잠시 멈추고 돌아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공간의 이름을 지었다.

 

셀라스의 가장 큰 차별화된 강점은 콘텐츠의 개수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철학과 기획력에 있다. 전시는 전시로 끝내지 않는다. 하나의 경험이 또 다른 감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셀라스의 방식이다. 지난 4월에는 아르떼제이 문화 플랫폼과 협업해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 결코 가볍지 않은 것에 관하여를 선보였으며, 전시와 연계한 클래식 공연 그림 음악회도 함께 진행했다. 전시 작품이 담고 있는 감정과 시간을 바흐의 음악으로 다시 마주하도록 구성해, 관람객이 회화와 도예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음악을 통해 또 다른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카페는 이러한 문화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매개 역할을 한다. 브런치를 즐기러 오셨다가 전시를 관람하고, 전시를 계기로 공연을 만나고, 공연이 다시 독서 모임으로 이어지는 경험 속에서 방문객들은 각각의 콘텐츠가 아니라 하나의 하루를 기억하게 된다. 결국 셀라스가 운영하는 것은 여러 개의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녀는 셀라스에서 선보인 슈만과 어린왕자공연을 꼽는다. 준비한 50석이 모두 채워져 한 회차를 추가로 열었고, 추가 공연 역시 50석 전석이 채워졌다. 단순히 공연이 매진되었다는 사실보다, 셀라스가 오랜 시간 만들어 온 문화 콘텐츠를 믿고 찾아주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전속 아티스트 팀인 레브와 앙상블은 202412월부터 셀라스에서 꾸준히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팀을 기다리고 다시 찾아오는 팬층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공식 승인을 받은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리틀프린스하우스와 협업해 어른이 되어버린 어린왕자에게공연을 선보이며 활동의 무대를 셀라스 밖으로도 확장했다. 올해 1월 솔트갤러리에서 열린 민화 기획전에 참여했던 반하라구 작가가 그림에세이 그림으로 만나는 너를 출간했을 때는 셀라스에서 반려견과 반려묘도 함께할 수 있는 출간 파티를 함께 기획하고 북토크와 도서 사인회를 진행했다.

 

트레바리 독서 모임 파트너·부산외국어대 자문위원지역 문화 생태계를 잇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고, 한때는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에게 책은 지식을 얻는 수단이라기보다 사람과 삶을 이해하는 창이었다. 그래서 독서 모임도 단순히 책을 읽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은 목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삶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그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독서 모임의 가장 큰 가치라고 그녀는 믿는다. 트레바리 독서 모임 파트너로 활동하며 공간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한 권의 책과 한 번의 대화를 통해 나누는 것도 이런 철학에서 비롯됐다. 금정구는 관광을 목적으로 잠시 머무는 지역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래서 셀라스는 서울의 문화공간을 그대로 부산에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고유한 감각과 지역 사람들의 삶을 바탕으로, 이곳에서만 가능한 문화 경험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지역의 대학, 예술가, 소상공인, 문화기획자들과 지속해서 협업하며 하나의 공간이 주변의 문화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비전이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자문위원으로도 위촉되어 대학과 지역사회, 청년과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부산 금정구를 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문화가 특별한 날에 찾아가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금정구는 관광을 목적으로 잠시 머무는 지역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일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에,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 지역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현재 솔트갤러리에서는 제니스 채 작가의 개인전 파란 냄새가 나는 도시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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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가 특별한 미래를 만든다시인의 꿈을 품은 기획자의 좌우명

시인이 되고 싶었던 학생에서 뉴욕에서 글을 배우고, 지금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전시와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어느 하나도 처음부터 계획했던 길은 아니었다. 그때그때 앞에 놓인 일을 진심으로 해왔고, 그 경험들이 모여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청년들에게는 너무 멀리 있는 성공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다.

 

평소 즐겨 읽는 책으로는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와 스가 아쓰코의 코르시아 서점의 친구들을 꼽으며, 이 두 권을 CEO들에게 추천한다. 익숙한 길을 벗어나는 경험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과, 공간과 사람, 책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주는 책이라는 이유에서다. 건강 관리는 꾸준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2~3회 가볍게 조깅하고 있다.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그녀에게는 가장 좋은 재충전의 방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문화기획자이자 공간 운영자이면서도 다시 한번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최근 셀라스를 운영하며 느낀 생각과 공간에 대한 철학을 담은 전자책을 출간했고, 언젠가는 종이책으로도 출간해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 궁극적으로 그녀가 만들고 싶은 것은 유명한 공간 하나가 아니라, 부산에서 좋은 문화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연결되는 문화 플랫폼이다. 언젠가는 좋은 공간을 찾으면 셀라스를 떠올리고, 좋은 문화를 경험하고 싶으면 부산을 찾는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녀는 말한다.

 

잠시 멈추고 돌아보다. 그 이름처럼 셀라스는 오늘도 부산 금정구에서 예술과 사람, 지역을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조용하고 단단하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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