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제 신인준 대표이사 “AI 기반 스마트팩토리플랫폼 ‘모노리스(Monolis)’로 디지털 혁신을 이끌다”
- 릴레이 인터뷰 - (주)시제 신인준 대표이사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DX)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직면해 있다. 특히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하고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의류 제조 산업은 정보의 단절과 파편화라는 고질적인 숙제를 안고 있다. (주)시제의 신인준 대표는 이러한 산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선,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공급망 관리 솔루션 ‘모노리스(Monolis)’를 선보였다. 베트남 현지 공장들과 영원무역 등 대형 벤더사와의 PoC(기술검증)를 통해 경이로운 생산성 향상을 입증한 (주)시제는 이제 동남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의류 제조 시장의 표준을 꿈꾸고 있다. 20여 년간 쌓아온 의류 제조 현장에 대한 깊은 통찰과 첨단 AI 기술의 결합으로 제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신인준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는 의류 제조 산업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의류 산업은 겉보기에 화려하고 트렌디하지만, 그 이면인 제조 공정은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만 가지에 달하는 원부자재의 수급, 고도로 복잡한 공정 설계, 그리고 전 세계로 흩어진 생산 기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단절은 생산 효율을 저해하는 가장 치명적인 요인이다. (주)시제는 바로 이 거대한 정보의 공백에 주목했다. 그들이 독자 개발한 ‘모노리스(Monolis)’는 단순히 장부를 디지털로 옮긴 수준의 전사적 자원 관리(ERP)나 제조 실행 시스템(MES)과는 근본부터 궤를 달리한다.
신인준 대표는 모노리스를 “파편화되어 있던 의류 제조 공급망을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유기체로 연결하는 공급망 관리 솔루션(SCM)”이라고 정의한다. 기존 시스템들이 단순히 정보를 기록하고 사후에 관리하는 ‘정보화’ 단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모노리스는 의류 정보‘온톨로지(Ontology)’ 기술을 활용해 의류 산업의 전 공정을 근본적으로 디지털화했다.
이 시스템의 기술적 정점은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기술에 있다. 실 가닥 하나가 옷 전체를 관통하듯, 한 번 입력된 정보가 기획부터 생산, 물류에 이르는 전체 워크플로우에 실시간으로 자동 전파되어 데이터의 정합성을 완벽하게 유지한다. 이는 현장에서 발생하던 고질적인 ‘정보의 왜곡’을 원천 차단하고, 경영진이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혁신적 접근은 실제 현장에서 경이로운 성과로 증명되었다. 2022년 12월부터 약 2년 동안 베트남 현지 공장 12곳에서 진행된 PoC 결과, 적용 공장의 80% 이상에서이 최소 14%에서 최대 180%에 달하는 생산성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글로벌 1위 벤더 기업인 영원무역의 베트남 공장에서도 그 성능을 고도화증명하며 실효성을 강력하게 입증받았다. 현재까지 누적 37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주)시제는 이제 베트남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의 확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디지털 유기체로 연결하는 공급망 관리 솔루션(SCM), ‘모노리스(Monolis)’
신인준 대표가 모노리스를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의류 제조 현장에서 직접 몸부림치며 겪은 뼈아픈 경험과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과거 의류 벤더 기업의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공정분석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샘플 단계에서 양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수많은 정보 누락과 소통 오류의 현장을 목격했다. 작업지시서 한 장에 담긴 정보가 언어가 다른 수십 개의 해외 협력사를 거치면서 본래의 의미가 변질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재작업 비용과 납기 지연은 업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여겨졌다.
신 대표는 이러한 비효율이 결국 ‘데이터의 부재’에서 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존에 출시된 수많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들이 정작 제조 현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겉돈 이유도 명확했다. 대부분의 시스템이 현장을 모르는 IT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설계되어, 실제 작업자들의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장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스템은 생산을 돕는 도구가 아니라, 퇴근 시간을 늦추는 또 하나의 ‘귀찮은 일거리’일 뿐이었다.
신 대표는 “솔루션은 현장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모노리스는 생산 계획 수립부터 원단 소요량 계산, 공정 분배에 이르기까지 현장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수기로 처리하던 복잡한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파이프라인을 잘 짜여진 지도처럼 설계하여, 도입 즉시 작업자의 업무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주었다. 특히 의류 제조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원부자재 관리와 소요량 산출(BOM)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점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시즌마다 쏟아지는 수천 가지 종류의 원단과 부자재를 일일이 대조하고 복잡한 수식으로 계산하던 과정을 완벽히 디지털화함으로써, 인간의 실수로 인한 오차를 제로에 가깝게 줄였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편의를 높인 것이 아니다. 제조 원가를 소수점 단위까지 정밀하게 통제하고, 버려지는 원자재를 최소화하여 공장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강력한 수익 창출 도구가 되었다.
신 대표는 모노리스의 차별성을 ‘현장 중심의 지능화’에서 찾는다. 기존의 MES가 “오늘 몇 장을 만들었는가”라는 과거의 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면, 모노리스는 축적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내일은 어떤 공정에 인원을 더 배치해야 가장 효율적인가”를 AI가 먼저 제안한다. 숙련된 현장 매니저의 머릿속에만 파편적으로 존재하던 노하우를 정량화된 데이터로 추출함으로써, 관리 전문지식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최적의 효율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공장의 민주화’를 이뤄낸 것이다.
데이터로 증명한 가치,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K-테크’의 저력
(주)시제의 성장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철저하게 숫자로 증명된 지표와 성과에 기반한다. 의류 제조의 메카인 베트남 현지에서의 성공적인 PoC는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대한 바다로 나아가는 가장 든든한 돛이 되었다. 사실 초기 현지 공장주들은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가져온 시스템에 대해 깊은 불신을 보였다. 하지만 모노리스 도입 후, 매일 아침 리포트로 출력되는 생산성 향상 수치와 가시적으로 줄어든 불량률을 목격하며 그들의 태도는 경외심으로 바뀌었다. 고질적이었던 라인 병목 현상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거되고, 작업자들의 개별 숙련도가 투명하게 관리되면서 공장 전체의 체질이 건강하게 개선된 덕분이다.
이러한 성과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거대 벤더사들과의 전략적 협력으로 이어졌다. 영원무역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주)시제의 솔루션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 세계 수십 개의 국가에서 수많은 공장을 운영하는 본사 입장에서, 각 공장의 실시간 생산 현황을 물리적 거리의 제약 없이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모노리스는 언어와 국가의 벽을 넘어, 전 세계 어느 공장이든 동일한 디지털 언어 체계 아래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가시성을 제공한다.
향후 글로벌 확장 계획에 대해 신인준 대표는 거침없는 비전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베트남 내에서 진행 중인 60여 개 공장의 유료 전환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까지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등 주요 생산 거점으로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 관리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iPaaS(클라우드 기반 통합 소프트웨어)기반의 글로벌 공급망 통합 플랫폼’으로모노리스를진화시키겠다는 포부다. 특히 신 대표가 주목하는 미래 가치는 ‘데이터의 자산화’에 있다. 모노리스라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흐르는 방대한 실시간 생산 데이터는 향후 패션 브랜드와 최적의 공장을 연결하는 AI 매칭 서비스, 혹은 원부자재의 수요를 예측하여 진행하는 공동 구매 플랫폼 등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신 대표는 “우리가 축적하는 데이터는 단순한 과거 기록이 아니라, 전 세계 의류 제조 산업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고 제어할 수 있는 핵심 경제 지표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